그동안 호황을 구가해오던 국내진출 외국산 컴퓨터업체들도 내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영향으로 초슬림화.긴축정책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IBM 한국오라클 한국HP 한국디지탈 한국썬
한국에이서 등 20여개 주요 외국산 컴퓨터 관련업체들은 최근 불어닥친
환율급등과 국내경기 침체 영향으로 <>내년 신규인력 채용계획을 백지화
하거나 <>매출목표를 급하향 조정하고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등 구조
조정에 발빠르게나서고 있다.

한국IBM은 최근 사내에 "IMF 대책반"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회사는 올해 2백명이상을 채용했으나 내년에는 별다른 채용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주력사업을 재조정, 내년에는 제품 판매보다는 유지보수 및 컨설팅,
교육 등의 서비스사업부문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경기가 호전될 기미가 전혀 없어 내년에는 올해 매출수준에
맞추는 것도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1백70여명을 채용하고 연평균 63%의 성장세를 보이던 대표적인 외국산
소프트웨어업체인 한국오라클도 내년에는 신규인력 채용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매출목표도 급하향 조정, 올해 규모와 비슷하게 잡고 있어 컴퓨터 시장
의 한파를 실감케하고 있다.

한편 PC업체인 한국에이서는 늘어난 환차손 때문에 최근 직원을 50% 줄인데
이어 내년초께는 PC 외의 다른 사업으로 진출하는 문제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킨토시 공급업체인 엘렉스도 최근 전체 직원의 20%를 관리직에서 영업 및
개발부문으로 재배치했다.

한편 한국HP 한국디지탈 한국썬 한국컴팩등 기타 업체들도 최근 내부적
경비 절감운동을 강화하고 불요불급한 인력부터 가급적 줄여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