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 LG경제연 선임연구위원 >

한국경제신문과 LG경제연구원이 공동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를 분석하면서
경제정책과 직접 관련된 공무원 기업인 금융인 그리고 학계와 연구소 사람들
사이에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널리 퍼져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과반수를 훨씬 넘는 조사대상자들이 경제정책운영의 실질권한을 새 대통령
당선자에게 조기 이양하고 공무원수를 현재보다 30~50%정도 줄여야 하며
금융감독은 물론 금융정책과 예산편성 기능까지 재경원에서 분리시켜야
한다고 응답한 점이 그 증거다.

또 IMF와 관련해 부실금융기관의 신속한 구조조정, 경영투명성제고 등
요구사항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점은
감정대응이 능사가 아님을 재삼 일깨워 주고 있다.

하지만 긴축과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문제에 대해서는 해고를 최소화하고
정리해고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새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관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번 설문의 응답자는 학계및 연구소 72명, 기업인 63명, 금융기관
52명, 공무원 36명 등 모두 2백23명으로 경제정책과 관련된 종사자들이
골고루 분포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