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및 낮은 임금상승 등의 여파로 올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의
월평균임금(달러화 기준)이 1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18일 "고환율시대의 임금경쟁력"이라는 자료에서 올해
제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보다 9.5% 감소한 1천4백19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경기침체로 명목임금이 한자리 수 증가에 그치는데다 미국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평균환율이 달러당 9백54원으로 지난해보다 18.6%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연구원은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의 달러화 기준 월평균임금은 지난 80년
오일쇼크 여파로 2.2% 감소한 이래 17년만에 첫 감소세를 기록하는 것이며
그 하락폭은 사상 최대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군다나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체제에 놓이게 됨에 따라 내년에는
임금상승률이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 전망이어서 내년중 환율이 1천4백원대에
머물 경우 제조업 근로자의 월평균임금은 9백96달러로 1천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의 명목 임금상승률은 87년이후 10년간 연평균
15.7%에 달했으며 원화가치의 상대적 안정에 힘입어 달러화 기준 임금도
연평균 16.7%의 높은 상승세를 지속해 왔다.

이에따라 86년 3백34달러로 미국의 19% 수준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에는 미국의 68% 수준인 1천5백68달러로 급상승해 왔다.

또 93년부터는 경쟁국인 대만의 임금수준을 상회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월평균임금 격차가 3백달러 이상 벌어지는등 국가경쟁력 약화의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다.

연구원은 내년에는 달러화 기준 제조업 근로자의 월평균임금이 대만의
80%로 다시 낮아지는데 힘입어 대외경쟁력 회복의 청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