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신종 국채가 국내외에서 대량으로 쏟아져 그간 정부가 유지해온
흑자재정기조가 흔들리게 됐다.

이로인해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채권 발행 위축을 야기함은 물론 민간기업의
회사채 발행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재정경제원은 외화자금 부족을 해소하고 외국환 수급의 원활을 기하기 위해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연내 국내에서 10억달러, 내년중 국외 90억
달러 범위에서 발행, 해외동포를 포함한 내외국인에게 매각한다고 16일
발표했다.

<>외평채및 정리채=발행주체는 정부가 설립한 외국환평형기금.

조달한 자금은 외환매매및 외국환은행 예치, 외화부채 보증등으로 사용된다.

10억달러 범위에서 발행되는 만기 1년의 국내 외평채를 내외국인및 해외
교포가 인수할수 있다.

발행시기는 국회 동의직후.

국세청의 자금출처조사가 면제되는 특혜가 부여된다.

시장금리로 발행된다.

정치권에서는 이채권을 채권매입자의 신원을 캐지 않는 무기명채권(이른바
"묻지마채권")으로 발행하자는 의견을 개진, 정부도 검토중이다.

해외에서 발행되는 외평채는 90억달러 규모.

금리 만기 등에 있어 기관투자가의 수요를 감안, 다양한 옵션을 부여할
방침이다.

만기는 최장 10년으로 시장금리로 발행된다.

일단 내년중 추진하되 시장상황이 나쁘다면 발행되지 않을수도 있다.

한편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와의 협정에 따라 각각 12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정리기금채권과 신용관리기금채권을 발행하며 정리채의 경우 20억
달러범위에서 해외에서 팔수 있도록 관련근거를 마련했다.

예금보험기금채권과 부실채권정리기금채권은 형식적으로는 특수채이지만
정부가 국회의 동의까지 얻어 지급을 보증하는 만큼 사실상 국채로 분류된다.

<>문제점=내년말까지 등장할 신종 국채규모는 외평채(1백억달러)및 정리채,
신용채 등을 합쳐 모두 38조원 안팎.

기존 국채시장 규모(올해 7조6천억원)를 크게 능가하는 것은 물론 전체
채권시장규모의 절반수준에 이른다.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회사채 금융채 특수채의 발행액은
59조2천7백90억원.

시중실세금리 급등으로 올 연말까지 발행액은 70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재경원 예상치 84조원에 미달되는 것이다.

그러나 신종국채가 대량으로 발행되면 기존 민간부문의 채권 발행을 방해
하는 "구축효과"가 나타날수 있다.

재경원은 이같은 점을 감안, 기금채 등 정부지급보증특수채를 시중은행
증자과정에서 신주와 맞바꾸는 방법으로 활용하거나 한국은행에 인수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와함께 국제결제은행기준상 정부지급보증채권은 위험가중치가 0인 만큼
시중은행이 여유자금을 통해 매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가뜩이나 고금리로 신음하는 내년도 채권시장에서 신종 국채라는
변수로 금리하향안정화는 결코 쉽지 않게 됐다.

<최승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