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요의 절반을 외국에서 들여오고 있는 나프타의 수입이 전면 중단돼
유화업체들의 가동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의 수입신용장(L/C)개설 거부로 유화업체들의
나프타 수입이 완전 중단됐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매월 15일치를 수입해야 하는데 월말까지
들어올 수 있는 것은 기계약분 6일치 밖에 안된다"며 "11일치의 재고를
갖고 있어 이번달은 견딜 수 있지만 다음달부터는 조업단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모업체 관계자도 "t당 2백40달러까지 올랐던 나프타 국제값이
1백84달러까지 떨어졌는데도 구경만 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신용장을
열어주지 않을 경우 가수요까지 붙어 다음달에는 나프타 파동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나프타의 국내 수요는 연간 1천5백만t으로 이 가운데 51%가 수입되고 있다.

유화업체들은 평소 15~30일치의 재고를 확보해두고 시황을 봐가며 적절한
물량을 수입해왔다.

유화업체들은 재고가 바닥나게 되면 다음달부터는 국내 정유사가 매달
15일치 정도 생산하는 나프타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그룹내 정유회사를 갖고 있지 않은 업체들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원자재의 수입을 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시장 선점을 앞두고 각국이 치열한 수출경쟁을 벌일 1월을 어떻게
맞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