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의 3당 대통령 후보들이 13일 외환위기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지원패키지의 합의 이행을 약속한 것은 외국 투자자들과 은행에
신인도를 높여 주는데 다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지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국민회의 김대중,
국민신당 이인제후보 등 3당 대통령후보가 청와대에서 김영삼대통령과 만나
IMF와의 합의사항을 준수키로 합의한 것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국가
파산의 위험을 감소시킬 것이라면서 그같이 전했다.

신문은 김대통령이 3당 대선후보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배경에는 국가부도
위기 가능성을 막기위한 데 있다고 지적하고 김대통령은 이들 후보에게
IMF와의 합의사항을 준수함으로써 국가 신인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과 3당 대선후보들간의 공동 발표문은 대선 후보들에게 선거운동
에서의 그들의 정책변화를 효과적으로 강요했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타임스는 3당의 후보들이 이미 IMF와의 합의사항 이행 준수를 약속한 바
있으나 나중에 김대중.이인제후보는 이를 무시하고 재협상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셸 캉드쉬 IMF 총재는 12일 미국 공영TV방송인 PBS의 대담 프로에
출연, "한국은 최악의 외환금융위기를 넘겼으며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캉드쉬 총재는 "한국 등 아시아국가들의 문제가 당장 풀리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좀 더 참고 기다리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IMF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기우일 뿐"
이라며 "한국은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캉드쉬 총재는 이어 "위기에는 위험과 기회가 같이 있다"고 말하고 "한국은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높이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앞서 13일자 사설을 통해 "한국이 파산하면 일본 홍콩
러시아 브라질로 혼란을 파급시킬 것이 분명하다"며 "한국은 신속히 구조
조정을 실행에 옮기고 대선 후보들도 IMF 이행조건 준수를 재천명함으로써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한국은 높은 저축률과 고도의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건전한 경제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에 성공한다면
재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