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이번 사장단인사는 IMF(국제통화기금) 비상경영환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가 여실히 나타나고있다.

40~50대의 젊은 경영진을 대거 발탁, 경영추진력을 강화하는 한편 승부처를
해외시장으로 설정, 기존사장단을 해외전략거점에 전진배치시킨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불안심리를 없애고 조직의 안정기조를 유지키위해 전체 55명의
사장단중 교체 22명, 퇴진 5명등으로 인사폭을 최소화했다.

교체폭은 지난해 32명에 비해 30%이상 줄었으며 퇴진정도도 그동안의
사장단인사중 가장 적은 규모에 속한다.

삼성은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성을 글로벌경영의 강화라고 밝히고있다.

이를위해 이숭웅 유무성 서동균등 3명의 사장을 미래전략시장인 중남미
인도 동구시장에 파견했다.

지난 95년 일본 동남아 구주 미주 중국등 5대 해외본사체제에 이어 올해
도입한 컨추리마케팅 해외경영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하기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이 경륜있는 사장단을 해외로 내보내고 그동안 부사장으로 대표이사를
맡고있던 40-50대초반 인사들은 사장으로 승진시킴으로써 자연스런 세대
교체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특히 호텔신라 배동만 전무와 회장비서실의 유석열 전무는 각각 에스원과
삼성할부금융 대표이사부사장으로 2단계 발탁승진했다.

또하나 관심을 끄는 대목은 임경춘 삼성자동차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되며
이대원 기계소그룹장을 자동차소그룹장에 앉힌 정.

이는 자동차사업을 보다 강도높게 하겠다는 의지를 읽게하는 대목이라는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일부 계열사간 사실상 통합운영 포석도 깔려있어 주목되고 있다.

제일모직의 박홍기 사장을 퇴진시키고 그자리를 원대연 삼성물산 생활부문
대표이사(부사장)로 하여금 겸직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불황에 시달리고있는 의류부문을 통합하기위한 전단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조직 30% 축소선언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식적으로 발표는 되지않았지만 일선에서 물러난 인사는 박경팔
멕시코복합단지대표 박웅서 삼성경제연구소사장 박홍기 제일모직사장
장효림 삼성중공업부사장 이해민 전자가전부문부사장등으로 상담역이나
경영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