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에 최소한 2백억달러 이상을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ADB가 10일 우리나라에 대해 연내에 20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것을 시발로
국제기구의 자금지원 일정을 앞당기고 미국 일본등 국가별 지원 프로그램도
시기를 앞당겨 집행해줄 것을 관련국들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관련국들이 얼마나 우리측 요청에 응해줄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지만
최대한 노력은 해본다는 것이 정부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정부는 그러나 IMF가 지원자금을 "신속히, 대규모"로 지원하는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채택하게 되면 국내외환 사정은 크게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또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외자를 조달하는데 지급을 보증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IMF 지원=IMF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토의한다.

이 프로그램은 이달초 말레이시아에서 합의된 패키지의 일환으로
토론되는 것으로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각국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채택되면 지원액은 일시 또는 2,3회로 분할되어 신속하게
지원된다.

지난 5일 우리정부와 IMF가 합의한 기존의 지원방식은 향후 수개월동안은
월별로 지원하고 이후부터는 분기별로 소액씩 나누어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IMF가 이같은 지원일정을 갖고 있는 것은 보통의 경우 IMF의 지원선언
만으로도 외환사정이 상당히 개선되는 등 선언효과(announcement effect)가
있지만 이번 우리나라의 경우 워낙 외환 보유고 자체가 적어 IMF 합의
이후에도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IMF가 만일 신속지원 일정을 확정학 연내에라도 상당한 금액을 지원하게
되면 외환사정은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일본 등 국가별 지원=정부는 국별 분담지원에 대해서도 지원일정을
앞당겨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특히 지난 9일자 뉴욕타임스지가 임창열 장관의 말을 인용, "한국이
미국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한데 대해 강력히 부인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10일 미재무성은 "아직 한국정부로부터 자금지원관 관련된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고 루빈 재무장관은 "IMF지원 패키지만으로도
충분하며 국가별 지원은 2차 지원일 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직 일본은 이렇다할 공식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지급보증 등=정부는 국제기구등의 지원과는 별도로 국책은행들을
총동원해 해외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이들 국책은행의 해외채무를 보증하는 국회동의안을
검토하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같은 대책을 수립하더라도 실제 자금이 들어오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외환시장의 불안은 게속될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성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