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 9개에 대한 정부의 영업정지조치로 인해 자금시장과 환율시장이
또다시 극도의 불안에 휩쓸렸다.

CP(기업어음)금리를 비롯 시장금리가 폭등세를 나타냈고 원 달러환율은
사상처음으로 1천3백원대에 진입했다.

기업들은 급전을 구하기 위해 금융기관을 찾았지만 금융기관들은 BIS
(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 관리라는 명목하에, 유동성확보를
이유를 달고 대출을 거절했다.

이에따라 대기업들의 연쇄도산 우려도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금시장=종금사 영업정지조치로 인해 CP금리가 연 23%정도로 뛰어
올랐다.

기업들의 발행물량은 많았지만 기관들이 매입을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다.

또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 18.23%로 전일(연 17.5%)보다 0.73%포인트
상승했다.

회사채의 경우 이날 3대그룹이 발행한 물량에 한해 소규모의 매수세가
생겨나는 정도였다.

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도 전일의 연 15.0%보다 0.5%포인트 오른 연
15.50% 안팎에서 형성됐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IMF가 연 18%-연 20% 수준으로 시장금리를 권고하고
있어 당분간 장기시장금리는 연 18% 수준에서 박스권등락을 거듭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중의 단기유동성은 잉여상태를 지속, 콜금리는 연 12.7%-연 13.0%
정도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은행들은 영업정지된 종금사들에 콜론을 취급해 줘 고유 신탁계정을
통틀어 모두 1조원가량의 자금이 묶이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들은 대부분 종금사 자발어음을 담보로 론을 취급해 줬기 때문에 예금
으로 간주돼 자금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예금인출정지로 인해 시중자금경색이 생길 경우 충분히 자금을
공급,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외환시장=그동안 시장내의 환율 교란세력으로 지목당해 왔던 터여서 이번
조치로 불안심리를 안정시키는데 상당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IMF 긴급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 외화유동성이 어느정도 개선될
것이어서 환율 추가상승은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외환딜러들은 "환율이 이날 1천3백원대를 넘어선 것은 IMF협상 타결 지연에
따른 불안감때문이었다"며 "따라서 자금이 유입된다면 환율거품이 걷히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홍콩과 싱가포르의 1년만기 선물환 환율은 매수주문 기준으로
1천3백15원이었는데 이는 원화와 달러화의 금리차를 감안할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들이 보는 환율이상을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또 자금유입으로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경우 달러 보유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기업체들이 가진 달러화도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IMF자금을 외환시장을 통해 원화로 사들이도록 할 경우 원화자금난이
다시 외화자금난으로 번질 개연성이 높은 거승로 지적되고 있다.

< 박기호 이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