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그룹이 수산중공업, 수산특장, 수산정밀 등 3개사에 대해 수원지방법원
등에 26일 화의를 신청했다.

수산그룹은 앞서 25일 외환은행 청담동 지점에 돌아온 어음 28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었다.

수산그룹은 "수산중공업, 수산특장은 올해 흑자를 냈으나 자금시장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돼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 화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수산그룹은 또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에 예상외로 많은 자금이 들어가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으나 올해초 대동조선 세양선박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쓴 것이 화의신청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화의를 신청한 수산중공업의 금융권 부채는 2천48억8천5백만원, 수산특장은
1천76억8천5백만원, 수산정밀은 4백43억6천9백만원 등 모두
3천5백69억3천9백만원에 이른다.

수산그룹은 화의신청과 함께 임직원 임금동결, 사업축소, 비용절감 등의
자구노력을 강도 높게 추진키로 했다.

수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를 위해 임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공정개선,
원가절감 등을 통해 비용의 10%를 절감키로 했다고 밝혔다.

수산그룹은 또 고소작업대 등 수산특장 부문의 사업을 철수하는 대신 이
분야인력을 일부 감축하고 나머지는 수산중공업쪽으로 재배치하는 한편
자산매각, 계열사 통폐합, 해외업체와의 협력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룹측은 대동조선의 수주잔량이 5억1천만달러에 이르는 등 경영이 안정
되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급속한 채권회수가 진정된다면 빠른 시일안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이치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