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그룹이 수산중공업 수산특장 수산정밀 등 3개사에 대해 수원지방법원
등에 26일 화의를 신청했다.

수산그룹은 "수산중공업 수산특장은 올해 흑자를 냈으나 자금사정이 악화돼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 화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결국 수산그룹의 화의신청은 지나친 확장전략에서 비롯됐다.

수산은 지난 95년 대호를 인수하면서 대규모 금융자금을 끌어들인데
이어 중국 통주에 수리조선소를 건립하는데 다시 설비자금을 투입한 것이
자금줄을 조이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구조조정 작업에 나서기 보다는 올해초 세양선박 등을 인수하는
등 확장전략을 고수해 왔다.

특히 부도난 한보그룹계열사인 대동조선을 인수하면서 이 회사의 주식지분
21.1%인 28억원과 긴급운영자금 1백50억원 등 2백억원을 쏟아넣은데다 약
2천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떠안게 돼 자금운용에 심한 타격을 받게 됐다.

여기에다 특장차 판매부진으로 자금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데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통신장비분에에 뛰어들었으나 기술개발부족 등으로 중도
포기해야 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이에따라 지난 5월초부터 구조조정작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하면서도 내년도
외형을 1조2천억원으로 잡는 등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것이 더 큰 화를
불러 일으켰다.

뒤늦게 화의신청을 하게 된 것은 특히 그동안 사업다각화란 이름으로
지나치게 다양하게 벌여온 사업들중 특수장비 등 사업과 2-3개 기업을
정리해 경영정상화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또 앞으로 중국 금주크레인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수출쪽으로 눈을 돌려
3억달러 규모의 수출실적을 올릴 기회를 얻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수산측
은 설명했다.

수산은 주력업종인 화차및 유압브레이커의 매출이 호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아직 현금화하지 않은 외상매출채권이 수백억원에 이르고 있어 자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룰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치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