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태국정부가 IMF에 구제자금을 신청한이후 큰폭으로 하락했던
태국 주가지수와 바트화 가치는 3개월여가 지난 지금 일단 급락세를
멈추었으나 아직까진 불안이 싹 가신 상황은 아니다.

방콕거래소의 SET주가는 7월말 680 포인트에서 21일현재 421선으로 38%,
바트화 가치는 같은기간 달러당 32바트에서 39바트대로 22% 하락했다.

한국과 일본으로 번진 금융 위기가 부메랑이 돼 다시 태국으로 돌아올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태국정부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7월28일 태국
SET지수는 680포인트 선이었다.

6월하순 460선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반등하던 때 전해진 구제금융 소식으로
주가지수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태국정부가 IMF에 구제금융을 실제로 신청한 8월11일 632.25포인트를
기록한 SET지수는 마침내 8월말 470선으로까지 주저앉았다.

한달만에 210포인트가 빠진 셈이다.

9월들어 두차례 소폭상승을 시도했던 태국 증시는 10월14일 IMF와의 구체적
인 지원 조건 협상이 일단락되고 태국정부가 금융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날
다시 추가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태국정부가 IMF측 요구안을 대부분 수용하는등 협상과정에서 대폭 양보,
긴축재정으로 경기가 상당기간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금융안정화 대책 발표시 525.13포인트였던 주가지수는 10월말 450포인트선
으로 내려갔다.

10월하순 일어난 홍콩의 주가폭락 사태도 태국에 충격을 주었다.

지난 21일현재 주가지수는 421.59포인트.

IMF 구제금융 신청당시보다 33.3% 하락했다.

바트화 가치는 미달러당 25~26바트 대에서 움직여오다 5월초 이상강세를
보이기 시작, 6월중순 23바트대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후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바트 가치는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7월초엔
하루에 24바트대에서 무려 29바트로까지 환율이 치솟았다.

그후 7월 한달동안 32바트까지 오른 환율은 8월들어 주춤하는가 싶더니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한이후 다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 8월말에는
35바트를, 10월말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바트대를 넘어섰다.

지난주말인 22일현재 환율은 달러당 39.0바트.

결국 6월말에 비해 62.5%, IMF 구제금융 신청후 25.0%가 폭락한 셈이다.

태국정부는 IMF 구제금융 신청후 3달이 지난 지금 바트화가치의 하락폭이
둔화된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으나 외국투자자들이 보는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편이다.

한국 등의 금융위기 파장이 다시 동남아지역으로 되돌아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 강현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