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이 20일 관할하에 있는
한국계 13개 은행에 대해 자금 동향을 서면으로 일일 보고토록 시달해
관련 은행들이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FRB가 특정 국가의 은행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일일자금동향을 보고토록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IMF 등의 조속한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계 은행들의 신용도에 치명적인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뉴욕 FRB의 엘리자베스 갤로 금융감독관은 이날 한국계 은행들에 공문
을 보내 유동성과 자금조달 상황을 매일오후 3시까지 서면 제출토록
요청하면서 <>유동성 관리 <>부족자금 보전 경로 <>주요 미국계 거래
은행으로부터의 자금지원 한도 변동상황 <>본국 중앙은행의 특별 자금
지원 여부 등을 명시토록 요구했다.

산업은행 등 뉴욕 FRB의 인가를 받아 영업중인 13개 은행들은 이에따라
비상회의를 소집,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FRB가 한국계 은행들에 대해 일일 자금동향을 보고
토록 요구한 것은 일부 은행들이 미국계 은행들로부터 하루짜리 자금지원
(오버나이트 론)도 거부당하는 등 한계 상황을 맞고 있는데 따른 것"
이라며 "자칫 미국인 예금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고 말했다.

미국의 지역 연방준비은행은 소관 은행들의 경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폐쇄-철수 등을 명령할수 있다.

실제로 뉴욕 FRB는 지난해 일본계 다이와 은행이 경영 보고서를
허위 작성했다는 이유로 철수토록 조치키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