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 요청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는 경제난국 극복차원에서 금융실명제를 대폭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다.

정부고위관계자는 21일 "금융실명제대체 입법안과 자금세탁방지법 제정안
이 정치권의 반대로 이번 정기국회에 끝내 처리되지 않아 당초 기대했던
지하자금의 양성화계획이 끝내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며 "중소기업 자금난
완화차원에서 창업중소기업 자금이나 중소기업관련 금융기관에 대한 출자금
에 대해서는 이미 국회에 제출된 대체입법안과 같이 자금출처를 조사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여기에는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자가 최고세율로 분리과세를
신청하면 국세청에 명단통보를 하지 않는 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문제는 정치권의 협조가 절대적인만큼 대통령후보 등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정치권으로부터 이해를 얻게 된다면 금융
실명제의 원칙이 훼손되는 한이 있더라도 정치권과 재계가 강력히 요구하는
무기명장기채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정당들도 금융실명제 대폭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다음
정권에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손질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에 미리 수정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안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협의가 순조롭게 성사되면 빠르면
내일 오전 있을 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