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호경기라고 좋아했던 적이 몇번이나 있었나요.

요즘 불경기라고 아우성이지만 사실 늘 있어왔던 일 아닙니까.

불경기 탓만 하는 사람은 중소기업을 이끌 자격이 없는 사람이죠.
꾸준히 신기술 개발에 힘써야 합니다"

성용금속 이한중 사장은 최근 한 세미나에 사례발표자로 초청된
자리에서 중소기업 사장들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기술개발로 이룬 자신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신기술개발로 무장한 회사는 경기변동에 관계없이
반드시 성공할수 있다고 굳게 믿고있는 사람이다.

이 회사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자동차 변속기 부품인 황동기어와
에어컨 콤프레셔에 들어가는 소켓플레이트.

두가지 모두 성용금속이 만들어내기 전에는 전량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오던 품목들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트럭 버스 등 모든 상용차에 성용금속의
황동기어가 사용되고 있다.

또 대우자동차는 이 회사가 만드는 소켓플레이트를 모든 차량에 장착하고
있다.

금형소재 제작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이사장이 자동차 부품쪽으로 눈길을
돌린 것은 지난 87년.

변속기 부품인 황동기어가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였다.

그는 오기가 발동했다.

당장 국산화 작업에 착수했다.

보잘것 없는 장비와 시설을 갖고 있었지만 집념 하나로 3년을 연구한
끝에 특수 황동합금을 사용한 기어부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 부품은 자동차의 안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어서 엄격한
안전도 테스트가 필수적이었다.

미국 제품만 사용해오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안심하고 성용금속이
생산한 부품을 채택한 것은 그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황동기어로 자신감을 얻은 이사장은 2년전 자동차용 에어컨 부품까지
국산화했다.

이 제품의 핵심은 소재개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알루미늄에 실리콘을 혼합한 알루미늄 합금을
자체기술로 개발해냈다.

대우자동차가 뛰어난 에어컨 성능을 광고 문구로 삼고있는 것만 봐도
이 회사 부품의 우수성을 간접적으로 알수 있다.

기술개발에 대한 이사장의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용해 알루미늄을 필요한 양만큼 정확하게 공급하는 알루미늄
정량공급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의 제조기술은 곧 일본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그는 요즘 새로운 꿈에 부풀어있다.

김포에 1천평 규모의 제2공장을 짓는 것.

내년 가을 이 공장이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면 설비 증설과 함께
생산규모도 대폭 확충해 연매출 3백억원 정도로 외형을 키울 생각이다.

그는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술을 하나씩 개발할때마다
기업인으로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앞으로도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박해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