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을 1천원에서 기필코 방어할 것임을 천명한 재정경제원은
11일 외환시장이 개장되기 전부터 외화 자금과를 중심으로 환율 방어를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김석동 외화자금과장등 재경원 담당 직원들은 이날 아침 7시께 일찌감치
출근해 5대 종합상사를 비롯 달러수요가 많은 대기업의 담당 임직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환율 안정을 당부하는 모습.

또 종금사, 은행 등 금융기관들에도 금융정책실의 다른 과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반협박조로 외환 시장 안정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는등 1천원 방어를
위한 행정지도에 적극 나서는 양상.

이들은 달러수요가 많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칼을 빼든 이상
절대로 1천원은 지킨다 <>투기적 수요가 지나칠 경우 틀림 없이 불이익이
돌아갈수도 있다는 등 협박조의 부탁 외에도 <>원화가 이미 지나치게
저평가됐다 <>달러화 추가매수로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등 외환이론을
총동원해 설득에 임했다는 후문.

김석동 과장은 일부 대기업으로부터 단기적으로는 회사가 손실을 보더라도
원화가 불안해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나라경제 전체가 흔들리는 만큼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내기도 했다고 소개.

어떻든 재경원 관계자들은 이같은 행정지도 덕분(?)에 전장부터 환율이
눈에 띠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크게 안도하면서도 만에 하나 정부의
방어선이 지켜지는지를 외환모니터를 통해 시시각각 체크하는 등 예의주시
하는 모습.

재경원은 또 이날부터 과도하게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체의 명단을
파악하는 한편 특히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환투기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키로 하는 등 원화 안정을 위한 입체 작전을 전개했다.

이에따라 이날 재경원은 증권감독원을 통해 일부증권사들의 환투기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원의 이같은 방어작전에 대해 막상 금융가에서는 낡은 레코드를 다시
트는 것인 만큼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모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