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은 어느정도 갖추고 있지만 활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같은
대기업이더라도 정보화가 잘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엔 수준 격차가
상당히 크다"

본지 자매 주간지인 "한경 비즈니스"가 국내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정보화 설문조사에서 도출된 두가지 결론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대상 기업의 정보시스템 구축부문 평균점수는 50.1점인
반면 활용도는 32.8점에 불과했다.

또 정보화지원 및 조직부문도 역시 평균 34.1점으로 저조했다.

이는 국내 대기업의 정보화가 아직은 시스템 도입을 통해 구색만 갖춘
1단계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 정보화가 잘 된 기업들의 경우 활용도가 비교적 높아 정보화 2단계에
진입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종합평점이 상위 30위에 랭크된 기업들의 정보화 시스템
평점은 59.0점으로 전체평균과 별차이 없지만 활용도는 61.4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두배 가까이 높았다.

그만큼 상위기업과 하위기업간의 수준 차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 정보시스템구축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직원 1인당 컴퓨터와 전화를
모두 한 대씩 지급하고 있다.

각 사업장에는 LAN(Local Area Network)이 구축돼 있을 뿐 아니라 사업장
끼리 연결하는 WAN(Wide Area Network)도 갖춰져 있다.

언뜻 국내 기업들은 정보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적지 않은 기업이 아직도 정보시스템조차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상위 30대기업과 97개 전체기업이 설치한 시스템을 비교해 보면 잘
드러난다.

각 사업장에 LAN을 설치한 기업이 상위 30대기업의 경우 80%인 반면 전체
평균은 69.1%에 그쳤다.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전문부서도 30대기업은 80%가 "있다"고 응답한
반면 전체 평균은 59.8%에 불과했다.

정보시스템이 잘 갖춰진 상위 5개사는 LG전자 한국전력 포항제철 삼성전자
삼성전관 삼성항공 등이다.

이들 기업중 정보화에 가장 많은 예산을 들인 기업은 삼성전자다.

올해 예산이 무려 4천8백억원이나 된다.

<> 정보시스템 활용 =인트라넷 등 정보화시스템의 활용 측면에선
한국전력공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다음으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제일모직 하나은행 대우전자 삼보컴퓨터 등이 정보화 시스템 활용
우수기업으로 조사됐다.

97개 응답기업들이 대부분 시스템은 어느정도 갖췄으나 실제 활용도가
떨어지는 반면 일부 상위기업들은 사내 전자우편 등을 90%이상 이용하는
등 상당한 수준을 보여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업무에 활용하는 정도는 상위기업들도 대부분
평균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인트라넷을 도입한 기업도 46.4%에 불과했다.

<> 정보화 지원및 조직 =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은 그 회사 정보화
수준의 "과거"이고 활용은 정보화의 "현재", 지원및 조직전략은 "미래"라고
할수 있다.

지원및 조직전략이 가장 잘 돼있는 기업은 대우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제일모직과 삼성전관이 잘 돼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의 공통된 특징은 CIO(Chief Information Offiecr)제도를 운영
하고 있다는 점이다.

< 한경비즈니스국 안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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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조사했나 ]

<> 조사대상 및 방법 :증권거래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한국주가지수(KOSPI)
200대 기업"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기업에 모두 설문지를 보냈고 이중 99개사가 회신을 보내왔다.

이 설문응답이 부실한 2개사를 제외하고 97개사를 최종 조사대상으로
선정해 설문내용을 분석했다.

<> 순위산정방법 :<>정보시스템 구축 <>활용 <>지원 및 조직전략 등 3개
부문에 걸쳐 제시된 총 65개 설문문항중 점수산정이 가능한 50개 문항의
빈도분포를 내 최고 2점에서 최하 0점까지의 점수를 각각 부여했다.

이를 모두 합산해 1백점 만점의 종합평점을 산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