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의 금융위기는 앞으로 수직 하강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동남아지역 전체의 금융위기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선진국들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저널지는 한국의 중앙은행이 3백5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는 발표와
달리 외환시장에서의 원화가치 방어를 위해 최저 20억달러에서 최고 2백억
달러까지를 소진, 심각한 외환부족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함에도 한국정부는 위기의 실체에 대한 경제적 해법을
외면, 외국전문가들이 한국경제의 미래를 더욱 비관하게 만들고 있다고 이
신문은 비판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시중은행들의 부실 대출규모가 갈수록
확대, 11개 은행 가운데 9개 은행이 자금고갈을 눈앞에 두고 있어 그 결과로
기업들의 부도사태가 홍수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이런 상황에서는 일부 부실은행의 부도처리 등 고통을 감내하는
수술이 필요함에도 한국정부는 금융시장에 개입하는 쪽을 선택, 오히려
고통을 연장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