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1백주년을 맞은 조흥은행이 1백년동안의 각종 에피소드를 모은
"조흥 백년 숨은 이야기"라는 책을 펴내 화제.

이 책에는 조흥은행 역사는 물론 19세기말 은행모습, 북한소재 점포생활,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등에 얽힌 일화 등도 소개돼 있어 한국금융사
를 한눈에 알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1백년전 은행원 봉급 =1897년 11월의 봉급명세서에는 은행장 20원(원)
부은행장 16원 총무 12원 감사원 8원 출납원 12원 검사원 8원으로 기록돼
있다.

당시 정부관리 8품관주사(사무관급)의 월급은 20원.

당시 백미 1가마가 5원쯤됐으니 출납원은 쌀 3가마값가량을 받았던 듯.

<> 최초의 담보는 당나귀 =조흥은행의 전신인 한성은행이 처음 문열었을
때의 이야기.

대구상인이 나타나 대출을 요청했으나 마땅한 담보가 없자 타고 왔던
당나귀를 담보로 제공했다.

이는 한성은행의 첫 담보대출이었으니 우리나라은행의 최초 담보는 당나귀
이었던 셈.

그후 이 상인이 나타나지 않아 당나귀는 임원의 업무용으로 사용됐다고.

<> 옥상에 빠진 박정희 대통령 구두 =조흥은행 본점이 준공된 것은 지난
66년.

당시엔 가장 높은 빌딩의 준공이라 박대통령이 직접 방문했다.

박대통령은 예정에 없이 옥상을 방문했는데 시멘트가 채 마르지 않은
상태라 그만 옥상바닥에 발이 빠지고 말았던 것.

<> 이승만 대통령의 연체 =지난 56년 이승만 대통령의 제80회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정부는 3억환을 조흥은행 등에서 대출받았다.

그러나 60년 이대통령이 사임하자 원금및 이자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6백52만5천9백44환의 연체대출금을 남겼다고.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