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과도한 정부개입, 금융부문의 비효율성,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 구조적 장애를 없애고 한걸음 더 나아가 지식격차를
해소시키는 작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의 국가경영전략 컨설팅회사인 부즈앨런&해밀턴사는 31일 호텔신라
에서 열린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에서 "21세기를 향한 한국경제의 재도약"
이라는 보고서를 발표, 구체적인 한국 경제의 개혁방안으로 우선 재정경제원
을 해체, 재정부로 개편하고 대신 대통령 직속으로 가칭 "자유경제원"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비전코리아추진위원회(위원장 김상하)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발표된
보고서는 올초 부즈.앨런&해밀턴사가 이 위원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동발주로 한국 국가경영전략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것이다.

부즈앨런&해밀턴사는 이 보고서에서 현재 우리나라는 구조적 장애와 함께
저비용을 무기로 세계 3대 경제강국을 꿈꾸는 중국과, 고효율.고기술로
무장된 일본의 협공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경제구조, 정부의 역할, 대외
관계를 개선하지 않는 한 극심한 실업난과 함께 2류 경제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은 정부투자기관을 민영화하고 정부조직을 기존의
3분의 1 내지 2분의 1로 축소해야 하며 노동법을 재개정, 정리해고의 유보
조항을 삭제하는 한편 파견근로제 등을 허용해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주장
했다.

부즈앨런&해밀턴사는 한국의 낮은 생산성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실업률은
현재의 2%가 아니라 11.3%로 분석했다.

이 컨설팅회사는 한국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단행하는 전방위개혁이
아니라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부문에 힘을 집중시켜 변화의 연쇄폭발이
일어날 수 있도록 개혁의 패키지를 마련하되 그 우선순위는 금융시장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비용을 유발하는 구조적 장애 해소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선진국과의
근본적인 지식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한국은 영원한 경제 2등 국가에 머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식격차란 단순한 기술 이외에도 제품개발, 디자인, 마케팅, 경영기법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지식격차의 해소 없이는 후발개도국에 계속 시장을
뺏기는 악순환이 계속돼 결국 2등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부즈.앨런&해밀턴사는 경고했다.

부즈앨런&해밀턴사는 한국경제가 재도약을 실현하기 위한 해법으로
<>시장주도경제구조 <>기업가정신 함양 <>범세계적 연계 <>동북아지역 통합
<>지식경제 구축 등 다섯가지 필수과제를 제시하고 단계별 실천전략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