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자동차회장은 28일 기아자동차 인수여부에 대해 "현재로선
인수할 생각이 없으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고 말해 매각조건등에
따라 기아인수전에 뛰어들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정회장은 이날 기아사태및 협력업체현황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동차업계
회장단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기아자동차매각조건을 봐가면서 인수를
결정하겠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으나 "앞으로 기아처리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전제조건을 달아 인수전참여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회장은 삼성그룹의 가아인수여부에 대해선 "삼성이 그동안 기아자동차를
인수할 여력이나 생각이 없다고 수차례 말한 만큼 이를 뒤집고 인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자동차업계회장단은 <>협회워싱턴사무소 설치 <>기아자동차
협력업체지원 <>포철의 냉연강판가격 인상철회요구 <>자동차할인판매자제
문제 등을 논의했다.

회장단은 당초 한승준 기아자동차자문과 정문창 아시아자동차사장으로부터
기아자동차상황을 듣고 업계차원의 공동대응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이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바람에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는 못했다.

회장단은 그동안 화의를 통한 정상화에 몸부림쳐온 기아자동차를 지지하는
입장이었으며 이날 회의에서도 협력업체의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기아자동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었다.

이날 회의에는 정회장 외에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 이종규 쌍용자동차사장,
정덕영 자동차공업협회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