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폭등세를 보임에 따라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살때 동시에 미래의
일정시점에 달러를 되팔기로 하는 스와프거래를 하는 금융기관 임직원이
재경원에 불려가는 등 때 아닌 환투기 논쟁이 일고 있다.

재정경제원이 스와프거래를 통해 대거 달러를 사들이는 금융기관에 환투기
조사에 나서자 해당 금융기관이 외화차입금을 갚기 위한 정상적인 외환거래
라며 반박하고 나선 것.

24일만해도 한솔종금은 박준식 상무 등 관련 임직원이 재경원을 방문,
스와프거래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등 설전을 벌였다.

한솔종금은 "한솔그룹이 연일 갚아야 할 외화차입금이 워낙 많은 탓에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사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사들인 달러로 당일 갚아야 할 외화를 은행에 갚고 동시에 다음날
달러를 되파는 스와프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당일 갚은 외화차입금의 만기는 다음날 돌아오고 이 경우 이전과 같은
형태로 스와프거래를 하면서 외화차입금을 결제해 나가면 된다는게 한솔측의
설명이다.

한솔종금은 "스와프거래를 하지 않으면 당장 외화부문 부도를 맞을수도
있다"며 재경원이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8월 한국은행이 한솔종금에 긴급지원한 7천만달러 가운데 3천만
달러를 회수해 가는 등 종금사에 대한 정부의 외화지원이 축소되면서 외화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솔종금은 항변한다.

한솔종금의 스와프거래 규모는 회사측이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지만 하루
5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금융계는 추정하고 있다.

서울소재 기존 종금사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 변동스와프거래로
달러를 대거 사들일때 종금사의 달러매입한도(오버롤 오버보트 포지션한도,
자기자본의 15%)를 초과하는 부분은 다음 날짜에 팔기로 하기 때문에 법적
으로는 아무 문제 없다"고 설명.

재경원은 한솔종금 등 종금업계의 주장에 대해 스와프거래로 사들인 달러가
모두 외화차입금 갚는데 쓰이는게 아니고 일부는 환율상승을 노린 달러
사재기용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환시장 불안으로 하루 환율변동폭이 큼에 따라오전에 사들인 달러를
오후에 다음날짜로 팔기로 하면 환차익을 챙길수 있다고 금융계는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재경원은 대규모 스와프거래가 외화차입금 결제를 위해 활용되는
것은 환율안정을 위해서는 바람직 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한솔종금에
자구노력을 통해외화 차입금을 갚아나가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솔종금이 2억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추진중인 리스자산 유동화를 서두르
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

한솔종금은 그러나 리스자산 유동화를 통한 외화차입시기(11월 하반기예정)
를 무리하게 앞당길 경우 자사의 조달비용이 상승할뿐 아니라 리스자산
유동화를 추진하는 다른 종금사에도 벤치마킹이 돼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재경원의 주문에 응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율폭등속에 스와프거래에 대한 환투기 논쟁이 어떻게 결말날지 주목된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