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지나치게 급등할 경우 달러화를 풀어 시장에
적극 개입할 것임을 거듭 강조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외환당국은 이례적으로 이날 오전 한솔종금측에 최근 투기적인 달러화
매입에 나선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시장안정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

한 관계자는 "환투기세력이 홍콩 시장을 강타한 여파로 국내시장이
흔들리는 마당에서 제 잇속만 차리겠다고 날뛰는 금융기관에는 후일 반드시
댓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24일 환율이 크게 올랐지만 주요 국가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만큼 최근의 상승세가 곧 꺽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위협"이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

<>.정부는 주식시장의 경우 원.달러 환율 속등세가 진정되면 그간 단행한
증시부양대책의 효과로 다시 오름세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금액도 줄어드는 등 급매물 출회도 어느 정도 끝난데다 24일
홍콩및 일본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만큼 일본인 자금의 유입만 확인되면
주가의 상승탄력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

정부는 다만 사회문제화된 기아사태 파장이 확대되고 신한국당이 분당으로
치달을 경우 주가상승에 적잖은 제약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로서 정부는 내놓을만한 증시안정카드는 이미 선보인만큼 당분간 추가
대책를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러나 돌발사태로 증시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처할 경우 증시안정펀드 허용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 최승욱 기자 >

<>.외환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자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 등에 대한 철저한
보안에 착수.

특히 종전에는 수시로 발표하거나 공개하던 외화예금 수치조차 철저한
함구로 일관.

외환시장은 참가자들의 심리적인 동향이 가격움직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칫 심리적인 불안만 조성할수 있는 수치들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눈치.

한은은 특히 어느 나라건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은 철저한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며 언론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한편 재경원의 일부 관계자들은 기아해법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타이밍이 늦었지 않았느냐는 자책론을
제기.

이들 자책론자들은 정부가 좀더 일찍 해법을 내놓아야 했는데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매도를 시작하고 나서 기아대책을 발 한데는 싯점상의 문제도
있다고 시인.

외국인들은 한번 팔기 시작하면 상당한 기간동안 계속 팔아내는 관성이 있고
반대로 사들어가기 시작하면 계속 사들어가는 특성이 있는데 지금은 이미
매도가 기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면같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종합금융사들은 동아시아의 금융위기가 이 지역에서 운용한 자금의
회수에 악영향을 끼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

태국에서 영업정지를 당한 58개 파이낸스컴퍼니에 대출해준 종금사들은
지난 14일 태국정부가 발표한 대책에도 자금회수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개별적으로 해당 파이낸스컴퍼니와 협의중이다.

현재 자구계획을 마련중인 태국의 파이낸스컴퍼니들은 기존 대출금의 일부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를 장기대출로 연장해줄 것을 국내종금사 등에 요청하고
있으나 종금사들은 오랜기간 자금이 묶이는데다 태국 경제의 전망이 불투명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태국뿐 아니라 홍콩등 동아시아에서 전환사채(CB)를 매입했거나 주식 등
유가증권에 투자한 종금사는 물론 주식담보를 잡고 대출한 종금사들은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어떤식으로 진행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지역의 통화가치도 급락하면서 해당 국가 통화로 직접
유가증권에 투자한 일부 종금사들은 환차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손절매를 적극 검토중이다.

<>.재정경제원은 24일 시장 안정노력에도 불구, 환율 급등및 주가 폭락이란
최악의 상황이 결국 전개되자 다소 허탈한 표정.

재경원은 이날 오전부터 외환시장및 증시가 전일 홍콩 등 해외시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자 금융기관및 대기업체에 대해 달러화 매입자제를 요청
하고 기관투자자들에게 주식순매수를 거듭 촉구.

재경원은 이날 체육대회도 반납한채 출근, 동남아 외환시장 동향에 대해
강경식 부총리에게 보고하는 등 시시각각으로 주요 국가의 환율및 주가
움직임을 점검.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