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정밀의 주거래은행이 결국 투표로 선정되게 됐다.

조흥은행은 20일 "태일정밀에 대한 총여신 최다은행인 농협과 순여신
최다은행인 제주은행이 서로 주거래은행을 맡지 않겠다고 함에 따라
운영위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주거래은행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일정밀에 대한 총여신으로 따질 경우 농협이 2백48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제주은행 2백45억원 한일은행 2백5억원 등이다.

총여신에서 이중지급보증을 뺀 순여신을 기준으로 할 땐 제주은행이
2백45억원이며 농협 2백40억원 한일 1백90억원 등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은행감독원이 총여신최다로 따지는게 순리라고 해석을
내려 농협에 주거래를 맡아달라고 했으나 농협측은 순여신을 기준으로
이제까지 부도유예협약을 운용해왔다며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도 "긴급자금 지원의 기준이 순여신이었기 때문에 이에
기초해 주거래은행을 선정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제주은행은 여신 모두가 지급보증인데다 지방은행이어서 회의를
원활히 진행키 어렵다며 한사코 고사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태일정밀은 1차채권단 대표자회의를
채 1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측과 협의도 진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부도유예협약상의 의결정족수는 채권금융기관의 4분의 3이상 찬성이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