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바겐세일의 약효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1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그레이스 경방필등 서울시내 중대형
백화점들이 잠정집계한 올 가을세일의 매출실적이 일제히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지난해 가을세일때보다 4~11%까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19일까지 10일간 서울시내 5개 점포에서 모두
1천8백19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가을세일때의 2천25억원을 10.2% 밑도는 실적이다.

롯데는 대형 승용차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손님끌기에 나섰으나 중심가의
본점과 잠실점 영등포점 청량리점등 각 상권별로 예외없이 지난해 실적을
밑돌았다.

신세계백화점도 19일까지 열흘간 본점 천호점등 서울 4개 점포에서 모두
7백61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가을세일실적보다 7.8% 줄어들었다.

단일점포를 가진 중형 백화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영등포상권의 경방필백화점은 10~19일까지 매출실적이 1백2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1.7%나 떨어졌다.

신촌4거리의 그레이스백화점은 지난 8~19일까지 세일기간을 이틀 늘렸지만
결과는 지난해 실적에 못미치는 2백27억원(마이너스 4.2% 성장)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세일실적의 부진은 장기화되는 불경기의 벽을 넘지 못한데다 정치적
혼란까지 겹쳐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는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불거진 수입쇠고기 대장균파동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들어 수시로 열린 잦은 세일로 정기세일의 약효가
점점 떨어지는 것같다"며 깊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