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부실여신과 유가증권 평가손 누적이라는 이중고에 짓눌리고 있다.

대기업 연쇄부도로 은행 부실여신은 이미 작년말보다 2배이상 증가했다.

지난 6월말 현재 4조9천7백13억원에 달했던 일반은행의 부실여신
(회수의문+추정손실)은 올 연말에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 쌓아야할 대손충당금은 무려 4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새로 부담하는 대손충당금만으로도 은행들은 허리가 휠 정도다.

벌써부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몇개은행을 제외하곤 적자결산이 불가피
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증시붕락으로 주식평가손마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25개 일반은행이 보유한 주식의 장부가는 11조2천2백86억원이었던데
비해 싯가는 6조2천6백65억원에 불과, 평가손은 4조9천6백21억원에 달했다.

평가손은 지난 6월말엔 4조9백93억원으로 약간 줄어들었다.

지난 연말 결산때 종합주가지수가 650선이었던데 비해 6월엔 700수준으로
다소 회복된 탓이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600이하로 급락하면서 최근들어 주식평가손은
다시 급증세를 보여 평가손규모는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은행들은 올 연말결산때 유가증권 평가충당금을 50%쌓아야 한다.

주가가 작년말 수준만 유지해도 충당금 부담이 20%가량 늘어날 처지다.

여기에 주가마저 폭락하고 있어 충당금 추가적립 부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부실여신 누증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부담도 견디기
힘든 형편에 주가 폭락으로 인한 유가증권 평가충당금 부담으로 올 연말
결산은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