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될 예정인 한국통신 주식의 매수 가격을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받아본 결과 예정가격이 주당 3만5천원선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당장 뉴욕증시 상장 자체가 힘들어 지는 것은 물론 최고
주당 4만7천원까지 지불하고 공개입찰을 통해 한통주를 매입했던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14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1월중 한통주를 뉴욕증시에 상장
시키는 것을 목표로 모간스텐리 SBC워버그 등의 해외주간사 회사와 대우
쌍용 엘지증권 등 국내측 주간사를 선정하는 등 해외매각 작업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주간사회사를 통해 투자자들의 희망 매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주당 3만5천원에서 최고 3만8천원선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가격 수준은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5만5천원 선을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그간 국내 기관및 일반 투자자들에게 매각한 가격을 크게 밑도는 수준
이다.

국내투자자들은 지난 93년 이후 7차례에 걸쳐 한통주 전체 발행주식수의
28%를 매입했는데 주당 평균 매입 가격이 약 4만원선에 달했다.

일반투자자들의 경우 그동안의 정기예금 이자만를 계산하더라도 한통주의
해외 매각가격이 주당 4만4천원선은 돼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지난
95년 매각분은 주당 4만7천원까지 치솟기도해 이 당시 한통주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3년만에 주당 1만2천원(25%) 이상의 투자 손실을 떠안을 처지가
됐다.

이처럼 한통주에 대한 해외가격이 국내매각 가격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은
최근 프랑스 텔레콤이 80억달러, 호주의 텔스트라가 1백60억달러, 중국의
차이나텔레콤이 37억달러 어치의 통신관련주를 해외에 매각, 국제적으로
통신업종의 물량이 과다한데다 기아사태 등으로 국내기업들에 대한 신인도가
크게 낮아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정부보유분 2천억원어치에 해당하는 해외DR(주식예탁증서)과 민간
매각분 2천억원 어치에 해당하는 유통DR를 발행해 모두 4천억원 어치를
해외에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민간 매각분의 경우 대규모 투자손실을 볼 것이
확실해 뉴욕증시 상장 추진 여부에 대해서조차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 정규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