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형자동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연초만해도 월평균 6천여대 규모에 그치던 지프형자동차 시장이 지난 7월
부터 매달 1만대에 이르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 9월말까지 현대정공(판매는 현대자동차써비스), 기아.쌍용.
아시아자동차 등 지프형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4개사의 판매량은
7만3천7백4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만36대에 비해 22.8%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들어 "밴"형이 추가된 쌍용자동차의 코란도의 경우 9월말 현재
8천6백41대가 팔려 전년 동기(1천3백39대)보다 무려 5배 이상의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

또 현대의 갤로퍼도 9월말까지 3만3천38대를 팔아 지난 한해동안의 판매량
(3만3천7백76대)에 이미 육박해 있다.

이에따라 일부 차종은 계약후 3개월이나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주문이 밀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같이 지프형 자동차가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은 크게 세가지 이유
에서다.

우선 소비자들의 인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레저시대가 열리면서 지프형 자동차나 미니밴,
왜건형과 같은 RV(레저용 차량) 또는 SUV(스포츠용 차량)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 지프형 자동차 하면 군용차량이나 험로 주행의 대명사로 여기던
것에서 벗어나 여행 레저는 물론 출퇴근등 일상생활에서도 아무 꺼리김
없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업체간의 경쟁적인 신차 출시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쌍용자동차가 코란도 새모델을 출시한데 이어 현대정공이 갤로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갤로퍼II를 내놓았다.

또 아시아자동차도 크라이슬러의 "랭글러"를 연상시키는 신형 지프형자동차
인 "레토나" 발매준비를 완전히 끝내 놓은 상태.

따라서 고객의 니즈 변화에 맞춘 적절한 신차 투입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와함께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점도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이는 특히 밴형에서 그 효과를 찾을 수 있다.

밴은 소형화물차로 분류돼 특별소비세와 1가구 2차량 중과세에서 제외된다.

또 등록세와 공채매입비가 저렴하고 법인이나 일반사업자가 구입할 경우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으며 자동차세도 연간 3만원정도에 불과하다는
메리트가 있다.

업계에서도 이를 감안, 갤로퍼밴에 이어 올해 스포티지밴과 코란도밴을
내놓아 경제성과 실용성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아무튼 지프형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불고 있는 가족화,
여가선용 바람과 더불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