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꿈의 촉매"로 불리는 메탈로센(metallocene) 개발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LG그룹 선경그룹 한화그룹 등 주요대기업그룹
들은 계열유화업체 LG화학 (주)SK 삼성종합화학 한화종합화학 등을 통해
늦어도 내년까지는 메탈로센촉매 개발 및 적용기술 상용화를 끝내기로 하고
연구인력을 새로 보강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연구인력 보강사실과 개발 진척도를 극비에 붙인 채 해외
기술 제휴선을 물색하면서 업체간 정보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이같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미국과 일본업체들이
내년부터 메탈로센촉매를 사용해 생산한 고부가 합성수지를 본격 판매함에
따라 기존 범용제품시장이 급속도로 잠식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들은 당초 오는 99~2000년정도에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메탈로센은 기존 지글러촉매를 대체하는 차세대 촉매로 기존 설비에
사용해도 전혀 다른 물성의 새로운 합성수지를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메탈로센 적용 공장에서 생산된 PE(폴리에틸렌)등 합성수지는 내충격성
등 물성이 기존 합성수지와 비교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물성을 새로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도 기존 합성수지에 비해 최소 2배 이상인 고부가제품이다.

미국에서는 엑슨케미컬과 다우케미컬이 이미 80년대에 연구를 시작해 최근
사업화에 성공했고 일본에서도 미쓰이석유화학과 미쓰비시화학 등이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지난 93년 대덕연구소에 전담팀을 만들어 메탈로센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고 지난해 삼성종합화학이 전담팀을 10여명 이상
으로 늘리면서 경쟁에 불을 당겼다.

(주)SK의 경우는 대덕기술원 PE공정팀이, 한화종합화학은 그룹중앙연구소가
지난해 개발에 착수했다.

이밖에 대림그룹(대림산업) 현대그룹(현대석유화학) 롯데그룹(호남석유
화학) 등도 독자 개발과 함께 해외제휴선 물색에 나선 상태다.

업계는 미국과 일본이 메탈로센촉매를 사용한 PE(폴리에틸렌) 등 합성수지
를 내년부터 전세계시장에서 본격 판매하면서 국내의 연 30만t을 비롯
세계적으로 약 3백50만t, 7조원어치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탈로센은 범용합성수지만 생산해온 국내 유화업계가
기술 및 상품력 수준에서 한 차원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메탈로센 개발 1호의 명예를 차지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