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올들어 세계조선사에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신기록들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사상 처음으로 수주잔량 5백만GT를 돌파했는가하면
대우중공업은 VLCC 단일 선종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 대우 삼성 등 세계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소들이 적극적인
수주영업에 나선 결과로 국내 업계의 수주총액도 여기에 힘입어 올해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 현대중공업 "수주잔량 5백만GT 돌파" =8월말 현재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90척, 5백50만GT(선박총t수)로 조선역사상 처음으로 5백만GT를
돌파했다.

이는 조선업계에서 통용되는 "10만t 수주=1억달러 매출"이란 공식에
비춰볼때 향후 2년간 조선부문에서만 50억달러(4조5천억원)의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박의 종류도 LPG(액화석유가스)선 5척, LNG(액화천연가스)선 2척,
화학제품운반선 5척 등 고부가가치 선박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 5백만GT 돌파는 세계 최대의 조선소라는 명성에
걸맞게 당분간 좀처럼 넘겨보기 힘든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

<> 대우중공업 "VLCC 단일 선종으로 1조원 수주 돌파" =대우중공업은
올들어 벨기에 유로나브사로부터 3척, 스웨덴 아르고노트사로부터 1척 등
7척의 VLCC(25만t급 이상 초대형 유조선)를 수주했으며 7척에 대한
발주의향서(LI)를 확보했다.

VLCC의 평균가격이 8천2백만~8천5백만달러임을 감안할때 대우중공업은
올해 VLCC만으로 수주액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대우중공업의 VLCC 경쟁력은 현재 전세계 바다에서 운항되고 있는
4백40여척의 선박중 43척을 이 회사가 건조했다.

<> 삼성중공업 "오프쇼어(Off-Shore) 세계시장 절반 독식" =드릴십(원유
시추선) FPSO(원유생산 및 정제.운반선) RIG선(원유탐사선) 셔틀탱커(원유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해양구조물 부문에선 삼성중공업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9월말 현재 삼성중공업의 해양구조물 수주잔량은 9억달러이다.

전세계에서 발주되는 해양구조물이 연간 8억~9억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삼성중공업은 세계시장의 절반이상을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