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다 대기업 부도사태가 겹치면서 올해 중소제조업의 생산이
1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2일 중소기업은행은 "중소제조업 고용 및 생산동향"에서 전국 중소제조업
의 올 상반기중 전년동기대비 생산감소율은 3.0%로 상반기 실적기준 지난
80년의 8.6% 감소이후 17년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기업은행이 최근 5인이상 3백인 미만의 전국 중소제조업체 2천8백7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업체의 생산은 지난 80년과 93년
불황때 각각 상반기중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한 것을 빼고는 매년
증가세를 보여 왔다.

또한 올해의 생산감소율은 93년 상반기의 감소율 0.6%에 비해서도
2.4%포인트가 낮아 올들어 중소제조업의 생산활동이 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제조업의 생산감소율을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으로 구분하면 중화학
부문은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3.2% 감소했고
경공업 부문은 소득증가 둔화에 따른 소비감소로 2.6%가 줄었다.

업종별 생산증감 현황을 보면 영상.음향.통신장비업은 6.3%가 증가하고
사무.회계용기계 제조업도 5.4%가 늘어나 첨단산업은 불황속에서도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목재.나무제품(5.7%), 1차금속(3.6%), 가죽.가방.신발(8.5%),
의복.모피제품(8.0%) 등은 생산감소율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중소제조업의 전체적인 생산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데다 대기업 부도사태 등으로 중소업체의 기업여건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