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강남 제2본부시대"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 삼성, 동부등 대기업들이 서울 강북 도심의 그룹본부에 이어
강남의 테헤란로및 강남대로 일대에 그룹 신사옥이나 제2사옥을 잇따라
건설, 강북과 강남을 연결하는 중심축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그룹으로서는 강북도심의 중심사옥이 필수적이긴 하지만
최근 강남이 부도심권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 강북 도심의 경우 업무의 편리성이나 상징성등에서 훨씬 앞섬에도
불구, 대규모사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신축할 터도 별로 없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테헤란로 선릉지하철역 옆에 건설중인 강남사옥 공사가 오는
99년 초 마무리되면 현대전자 등 사무실이 부족한 계열사들을 입주시켜
"계동.강남 2사옥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4천평 부지에 지상 45층 규모로 건축중인 강남 사옥에는 회장실도 설치,
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계동과 역삼동을 오가며 집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대는 또 내년 9월까지 강남 사옥 맞은편에 대지 1천85평, 지하 8층,
지상 25층 규모의 현대중공업 사옥을 신축, 현대그룹의 강남타운을 형성할
계획이기도 하다.

삼성그룹도 테헤란로 강남지하철역 옆에 지상 20층, 연면적 1만4천평규모의
강남지역 첫 자체 사옥을 내년 11월 완공한다.

삼성은 이 빌딩에 현재 강남 일대 9개 빌딩에 세들어있는 계열사중 일부를
입주시켜 사실상 강남본부 기능을 하돌고 한다는 구상이다.

LG그룹은 역삼동 반도유스호스텔 자리에 지상 38층 연면적 4만3천평규모의
강남타워를 99년 준공목표로 건립중인데 이미 완공한 테헤란로의 LG반도체
빌딩과 더불어 강남시대의 두 주역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83년 자동차보험 인수 이후 초동 자보빌딩을 사옥으로 사용해온
동부그룹은 강남대로 뱅뱅사거리 옆에 대지 9백36평, 지하 9층, 지상
22층 규모의 신사옥을 올해 말까지 완공할 예정.

그룹 출범이후 자체 사옥이 없었던 한솔그룹은 내년 2월까지 역삼지하철역
옆 대지 1천2백62평에 지상 23층 규모의 사옥을 완공, 한솔PCS를 제외한
전 계열사를 수용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들은 ''포항제철이 강남 테헤란로에 대규모 사옥을 신축, 입주한
이래 강남에 제2본부사옥신축을 추진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