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우리 금융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의 자금담당자중 99%가 현재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느끼고 있으며
3명중 2명은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해 외환위기가 닥칠 가능성까지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일반기업 및 금융기관 자금담당자 4백26명을 대상
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와 전망"에 대한 설문을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중 98.9%가 "금융시장이 불안하다"고 답했
으며 안정돼있다는 의견은 0.3%에 그쳤다.

금융 불안 정도와 관련, 심각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금융기관의 자금담당자
들의 경우 68.7%, 일반기업체 65%에 달했으며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60%에 이르러 금융심리 안정을 위한 정부의 종합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대한상의가 지난 6월 같은 설문을 벌였을 때는 금융시장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대부분(76.7%)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37.2%로
크게 줄어 금융불안심리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금융상황이 앞으로 더욱 나빠질 것이란 응답도 6월7%에서 이번 조사때는
29.1%로 크게 증가했다.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는 대기업의 부도사태(53.5%)를 주범으로 지목하는
기업들이 가장 많았으며 금융기관 부실(18.5%), 경기침체(10.5%), 부도유예
협약의 부작용(8.7) 등도 주요요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부도유예협약의 존속여부에 대해서는 절반이상(54%)이 유지하되
자산매각 등 기업의 자구노력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보완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와함께 기업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 악화도 금융불안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금융안정 대책이 불안심리를 잠재우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는 담당자는 전체의 10.9%에 그친 반면 절반(50%)이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따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이 우선돼야
할 것(58.6%)으로 분석됐다.

또 경기부양책 마련(19.3%), 신축적 통화관리(6.3%)도 필요한 금융안정
대책으로 꼽혔다.

한편 조사대상 기업들의 75%가 달러당 8백61원~9백원대의 환율을 적정수준
으로 평가, 9백10원을 넘어서는 환율상승은 기업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