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난도 많았지만 그래도 서민들에겐 주택장만의
실낱같은 희망이었던 주택복권이 발행 28년을 맞는다.

그동안 발행된 주택복권은 모두 1조8천5백89억원어치.

이중에 제역할을 한 복권, 즉 사람들에게 팔려 돈으로 바뀌어진 복권은
찍어낸 물량의 3분의1 수준인 6천2백87억원어치이다.

주택복권이 세상에 첫선을 보인 때는 69년 9월15일.

지금에야 복권을 팔아서 생긴 돈은 모두 서민주택 건설사업에 지원되지만
처음엔 무주택 군경유가족, 국가유공자, 파월장병들의 주택장만 재원으로
활용됐다.

발행횟수가 거듭되면서 주택복권의 덩치불리기도 엄청나게 이뤄졌다.

처음 발행때 복권값은 1백원, 1등 당첨금은 3백만원, 발행매수는 50만매로
한달에 한번 서울에서만 발행됐다.

"만약에 백만원이 생긴다면"이라는 노랫말이 당시 유행했었다는 사실에서
3백만원의 크기를 짐작해 볼수 있다.

이후 73년 3월에 주1회 발행체제를 갖췄고 80년대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재원마련을 위해 올림픽복권으로 잠시 외도도 했다.

새로운 형태의 복권도 생겼다.

90년 10월에 당첨여부를 바로 확인 가능한 즉석식이, 93년 7월에는 복권
1장으로 3~6회까지 추첨할수 있는 다첨식이 생겨났다.

복권값이 지금처럼 5백원이 된 때는 89년이었고 1등 당첨금은 89년에
1억원시대를 연뒤 90년부터 1억5천만원이 주어지고 있다.

다첨식인 또또복권이 발행되면서는 최고당첨금은 5억원까지 치솟았다.

복권의 인기는 지난 3월 1천회 발행을 돌파하는 등 여전하다.

<박기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