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업체인 아라코의 김양선(49) 조리실장.

그는 아라코관할 42개 단체급식사업장의 조리실장을 지휘하는 단체급식의
일선지휘관이다.

아라코로부터 단체급식을 받는 인원이 현재 6만명에 달하니까 그는
"6만여명의 입맛과 건강을 책임지는 조리사중의 조리사"인 셈이다.

조리사중의 조리사라는 평에 걸맞게 김실장의 경력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그의 조리사경력은 30여년.

그는 지난 69년 당시 외국 VIP를 접대하던 서울 퇴계로 영빈관에서 조리사
일을 시작했다.

이때 실력을 인정받아 73년에 한 정부기관의 구내식당을 담당하는 조리사로
발탁됐다.

그후 힐튼호텔과 경남기업의 중동건설현장 등에서 조리실력을 발휘했다.

아라코에는 94년 사원번호 1번으로 입사, 현재 대우센터빌딩의 사원식당과
간부식당인 피치가든을 직접 맡고 있다.

그는 그래서 누구보다도 VIP들을 많이 만났다.

일찌감치 김실장의 조리솜씨에 반한 대우중공업의 윤원석 회장과 서형석
(주)대우회장은 지금도 그를 찾아 피치가든에 자주 들른다고 한다.

김실장은 단체급식업계에서 완벽주의자, 더 나아가 결백주의자로도 통한다.

실제 그는 남들보다 1시간 앞선 아침 6시에 출근한다.

새벽에 들어오는 각종 식재료의 품질과 상태를 꼼꼼히 검사하기 위해서다.

이때 문제가 있는 식재료는 바로 반품시키고 정상제품을 다시 보내라고
공급업체에 호통을 친다.

그의 스타일을 익히 알고 있는 공급업체들은 두말 없이 9시전에 다시
식재료를 보내온다.

그는 또 가장 맛있는 음식맛을 선사하기 위해 밥과 반찬류등을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 조리해 제공하는 소위 "배치쿠킹시스템(batch cooking system)"
을 고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른 사원식당에서 한꺼번에 음식을 다 만들어 배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