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감축 바람이 거세지면서 정년을 맞을때까지 근무한다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졌다.

자신을 필요로하는 회사를 위해 일정기간 일하고 일한 만큼 대가를
요구하며 자신의 전문기술배양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것이 새로운 직장
풍속도이다.

기업의 고용관행도 크게 변했다.

무한경쟁을 펼치고있는 기업들은 연공서열제를 포기하는대신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는데 필요한 인재를 찾고있다.

변화된 노동시장환경을 배경으로 최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구직을 원하는 고급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이를 필요로하는 기업에
알선해주는 이른바 헤드헌터 (Head Hunter)업이 호황을 누리고있다.

이 사업은 단순한 직업소개소가 아니라 대기업이나 전문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양질의 고급인력만을 알선 또는 스카웃해주는 고급인력소개업이다.

미국에서 이 업종을 주도하고있는 업체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매니지먼트 리크루티 인터내셔널 (MRI)사"이다.

이회사는 중소도시에 기반을 둔 작은 직업소개소로 출발했지만
고용시장의 질적향상에대한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함으로써 미국전역에
6백60개의 사무소를 개설할 정도로 성장했다.

창업자인 앤런 숀버그씨는 감원선풍으로 유능한 인재들이 대기업에서
밀려나오고 있는 한편으로 신생 중소기업들은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유능한 퇴직자들과 손잡고 고급인력시장을 개척했다.

이들 가운데 개인사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가맹점을 맡겼고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직장을 소개했다.

이런 과정에서 상당한 노하우도 축적했다.

클리블랜드에 있는 본사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2백60개의 사무소를 연결한
화상회의시스템이 그것이다.

원격 화상회의시스템을 구축, 지원자와 구인기업간 신속한 면담을
주선함으로써 취업성사율을 월등히 높였다.

구인기업은 화상인터뷰를 통해 지원자를 압축한뒤 개별인터뷰를 할수있게
됐고 지원자는 한두번의 인터뷰를 위해 먼곳까지 이동하는 수고를 덜수있게
됐다.

이회사는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2만5천명의 고급인력에게 직업을
알선했고 3억5천만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많은 고급인력이 구조조정의 여파로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지만 격변하는 노동시장을 효율적으로 대처할만한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고도성장과정에서 육성된 유능한 인재들이 새로운 분야에 기여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급급인력소개업은 이런 점에서 시급히 육성해야할
업종중 하나이다.

문의 (02) 557-2141

< 유재수 한국벤처창업정보원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