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안심하고 맡기십시오"

제일은행 직원들이 "은행 살리기"에 나서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제일은행 직원들은 9일부터 각 영업점별로 업무시간이 끝난 오후 5시30분
부터 주변거래처를 방문, "제일은행에 대한 정부지원이 이뤄진만큼 이제는
제일은행을 믿어도 된다"고 설득하고 있다.

이들이 고객들에게 집중 설명하고 있는 점은 정부의 지원이 이미 이뤄진
사실이다.

지난 8일 한국은행으로부터 1조원의 특융을 받은 것에서 알수 있듯이
제일은행에 대한 정부의 지원의지가 확고한 만큼 예금을 믿고 맡겨도 된다는
것이다.

실제 본점 영업1부의 직원 64명은 지난 8일 오후 주변고객들을 방문해
배포한 홍보지에서 "정부의 제일은행 지원이 결정됐습니다.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해 고객을 으뜸으로 모시겠습니다.

고객여러분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한눈 팔지 않으며 고객만을 생각
하겠습니다"고 밝혀 은행살리기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와함께 예치기간에 따른 금리를 상세히 비교한 "추천상품 안내" 등을
배포하기도 했다.

제일은행 직원들이 은행의 자구노력과는 별도로 자발적인 은행 살리기에
나선 것은 한은 특융을 계기로 예금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

조우섭 영업1부차장은 "한보사태이후 1조여원의 예금이 빠져나갔는데도
고객을 설득할 명분이 없어 속수무책이었다"며 "이제 정부 지원이라는 확실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만큼 어떡하든 고객의 신뢰를 되찾아 예금도 끌어들이고
은행도 살리자는게 직원들의 공통된 정서"라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