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의료원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놓고 부정입찰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SI(시스템통합)업계에서는 그동안 SI프로젝트발주때마다
반복되어온 발주처와 관련업체들간의 고질적인 불신이 재현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산재의료원의 이번 프로젝트는 사업자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현재
LG-EDS시스템이 선정된 상태이다.

그러나 탈락 업체인 현대정보기술이 산재의료원측에 입찰과정의 부당성을
공식 제기하고 나서 최종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는등 산고를 겪고있는 것.

현대정보기술은 산재의료원측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경우
노동부 감사원등에 이문제를 제기할 계획이어서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부정입찰 시비는 산재의료원측이 지난 7월 발주공고를 내면서 제안자격
조건을 까다롭게 내걸어 공정경쟁을 원천적으로 막았다는 데서 비롯됐다.

산재의료원은 제안 자격요건으로 "6백병상 이상의 병원에 대해
유닉스시스템, RDB(관계형데이터베이스), GUI(그래픽사용자환경)로 정보망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업체"로 한정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삼성SDS LG-EDS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등은
이 조건이 특정 업체에만 유리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이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업체는 현대정보기술 밖에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결과는 산재의료원이 우선 협상업체로 LG-EDS(한국의료정보와
컨소시엄 구성)를 선정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현대정보기술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 회사는 병원SI 경험이 없는 LG-EDS가 제안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선정 과정에서의 부정의혹을 제기했다.

현대정보기술은 LG-EDS컨소시엄이 제안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점을
조목조목 서류로 작성해 산재의료원측에 전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산재의료원측은 이에대해 LG-EDS의 컨소시엄업체인 한국의료정보가 대구
동산병원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등 자격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동산병원 실사에서도 동일한 결론을 내리고 곧 현대정보기술
측에 이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정보기술은 그러나 산재의료원의 주장을 받아들일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 문제는 노동부 감사원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한편 LG-EDS측은 이 문제를 둘러싼 현대정보기술의 대응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회사 일각에서는 "LG-EDS의 병원SI시장 진출을 막으려는 처사"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발주처와 업체간 알력에서 관련업체간의 알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문제는 그동안 SI프로젝트 입찰에서 빈발했던
발주처와 업체, 업체와 업체간의 고질적인 불신.반목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프로젝트 입찰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철저히 가려 SI시장질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