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및 자금시장의 불안한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시마저 붕락, 금융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이같은 양상이 지속될 경우 동남아국가들이 겪고 있는 금융및
외환위기가 국내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30일 주식시장에선 정부의 증시안정책에도 불구하고 개장초부터
주가가 급락, 3개월만에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무너지면서 695.37로 마감
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한주내내 하락하는 흔치 않은 기록을 세웠으며 지난
한주일동안 무려 47포인트나 수직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붕락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환율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도유예협약의 존폐논란 <>동남아증시의 동반하락 <>기업
부도 불안감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 등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특히 최근 증시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현상이 심화돼 외국자본의
증시이탈이 본격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29일 5백69억원어치를 순매도한데 이어 주말인
30일에도 은행주와 반도체관련주 위주로 2백50억원어치를 순매도, 지수
폭락을 이끌었다.

원.달러환율의 경우 지난주말부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이는
외환당국의 무차별적인 시장개입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국내금융기관및
서울외환시장의 달러화부족이 해소된게 아니어서 불안한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29일 한국은행이 금융권에 제공한 외국환평형기금의 입찰금리가
1주일사이에 0.4%포인트나 뛰어오를 정도로 국내금융기관의 외화부족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자금시장도 회사채수익률이 급등세를 멈추긴 했으나 자금경색현상은
여전해 기업들의 추석자금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금융대란설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태다.

경제계에서는 화폐가치하락에 이은 증시폭락과 외국인투자자 이탈 등
전형적인 금융위기의 조짐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며 <>정부의 획기적인
금융시장안정대책 <>기아사태의 조속한 해결책 <>부도유예협약의 신속한
보완 등 불안해소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하영춘.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