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세계산업디자인총회(ICSID)유치는 국내의 디자인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총회 개최까지 4년동안 각종 디자인 관련 박람회와 세미나 워크샵 등을
통해 사회 각계에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 디자인 선지화의
바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7년 제1회 총회 개최국인 스웨덴을 비롯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이 이 대회 유치를 계기로 디자인의 선진화를 이뤄낸 것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의 경우 도쿄(73년)와 나고야총회(89년)를 유치해
디자인을 도시및 국가이미지개선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발전시켰고, 대만도
대북총회(95년)를 열어 상품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이번 총회유치를 계기로 기업이 산업디자인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실천할 수 있는 풍도가 조성될 것이라는게 산업디자인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영국의 디자인 전문기관인 디자인 카운슬은 기업이 기술개발과 디자인에
95대 5의 비율로 투자했을 때 그 효과는 50대 50으로 같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이 총회 개최를 앞두고 이처럼 효율적인 경영수단인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 불황을 탈출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게 디자인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2001년 총회유치는 또 우리나라가 세계 산업디자인의 흐름을 선도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ICSID총회때는 개최국이 제시한 주제로 지역별 분과별로 워크샵이
열린다.

이 때문에 총회개최전까지 각종 세미나가 열리며 이 과정에서 개최국은
토론방향 등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01년 총회의 주체로 동서양의 조화를 의미하는
"어울림"을 제시 했다.

이를 통해 세계 디자인 흐름에 한국적인 것을 심는다는 전략이다.

또 이번 총회 유치 성공은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 한국산업디자이너
협회 한국텍스타일디자인협회등 산업디자인 관련단체와 기업 통상산업부등
디자인계가 일치 단결해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93년 제20회 총회 개최지 결정을 놓고 캐나다와 경합을
벌였으나 홍보와 준비부족으로 1백77대 43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총회유치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를 거울삼아 그후 4년여동안 산업디자인계가 한데 힘을 모아
철저하게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통산부와 외무부등의 해외공관, KOTRA 해외무역관등도 각국의
관계자들에게 한국지지를 요청한 것도 큰 힘이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총회 유치단 단장을 맡고 있는 노장우 KIDP 원장은 "향후총회
준비과정에서도 디자인계가 한데 힘을 모아 국내 산업디자인수준을 향상
시키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상산업부도 총회 유치를 계기로 산업디자인센터 건립과 산업디자인
정보화 등 이미 마련해놓은 산업디자인 진흥사업 시행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백만기 통산부 기술품질국장은 "2001년 ICSID총회를 국내 기업들의
산업디자인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기폭제로 삼기위해 산업디자인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토=김용준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