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 위기론이 기업의 부도를 부르고 있다.

종금사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수신과 차입에 어려움을 느낀 종금사가
자구책으로 자금회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자금압박을 받은 일부 지방종금사가 어음을
돌려 모그룹의 계열사가 1차 부도 위기까지 맞았으나 은행의 결제로 위기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그룹은 종금사 여신이 전체의 70%인 1조7천억원에 달해 종금사
위기론이 자칫 멀쩡한 기업의 부도를 재촉할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소재 전환종금사의 여신담당 임원은 "일부 종금사가 자금부담을 덜기
위해 여신회수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환종금사의 임원도 "초우량기업도 어음이 만기도래하면 일단은
결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금사 위기론이 기업의 부도를 부르고 이는 종금사 부실여신을 증가시키며
금사에 대한 신용도를 떨어뜨려 또 다시 종금사의 자금회수를 재촉, 다른
기업의 부도를 촉진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대로 현실화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30개 종금사가 보유하고 있는 CP는 20조2천7백69억원으로 부도유예
협약이 발효된 지난 4월21일 이후 2조7천1백45억원 늘었다.

이는 종금사가 할인한 어음을 은행신탁 등이 사가지 않는데 따라 떠안는
어음이 늘어난 때문이다.

문제는 종금사 보유어음중 한달이내의 단기여신이 상당수여서 종금사가
자구책을 위해 어음을 무차별로 돌릴 경우 걷잡을수 없는 사태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종금 관계자는 "최근 임원회의에서 여.수신 갭이 커진데 따른 자금
압박을 덜기 위해 여신회수 논의가 있었으나 시기가 이르고 거래기업과의
관계를 고려해 철회시켰다"며 "그러나 종금사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 확산되면
자금회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종금 한근환 사장은 "기아사태의 장기화가 종금사에 대한 불안감까지
만들고 있다.

종금사의 자구책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일단 기아의 정상화가 현재의 금융
위기를 파장을 줄여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