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은 1주일에 두세번은 반드시 오전 6시 이전에 집을
나선다.

시내 호텔에서 열리는 조찬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번달 들어서만 서너차례의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20일엔 모 단체에서 주관하는 조찬강연회의 강사로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침식사를 겸해 공적.사적인 만남의 시간을 갖는 경우가
많다.

호텔을 이용한 조찬간담회가 기업인들에게 큰 인기다.

바쁜 기업인들로선 무엇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게 큰 이점.

최근엔 최고경영자나 임원들뿐만 아니라 기업의 부.과장들도 호텔에서 조찬
모임을 갖는 경우가 흔해졌다.

저녁 약속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게 조찬 모임 예찬론자들의 한결같은 주장.

제일기획 나운택 부장은 "최근 두세차례 아침 약속에 호텔의 식당을 이용
했다"며 "업무 시작전의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통 거르기 쉬운
아침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저녁 술자리가 피곤한 직장인들한테도 조찬모임은 인기다.

LG전자 상품 기획실의 K이사는 "상대방이 꺼리는 눈치만 아니라면 아침시간
을 자주 활용한다"며 "저녁 술자리를 갖는 것보다 훨씬 편안해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금세 마음을 터놓을 수 있다"고 조찬모임의 장점을 설명했다.

각 호텔의 조찬모임은 보통 7시께 시작돼 9시 이전에 끝나는게 보통이다.

조찬모임을 끝내면 바로 또 일상 업무에 들어갈 수 있어 시간상의 손실도
거의 없다.

더욱이 여유있게 아침식사를 하면서 만남을 가지면 업무와 동시에 건강도
지킬 수 있다.

1석3조라는 얘기다.

아침시간을 이용하는 기업인들이 많다 보니 호텔도 "조찬모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주요 호텔중 조찬 장소로 애용되는 곳은 시내에 있는 롯데 프라자 신라 등
5~6개 호텔.

이중 신라호텔은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공식적인 조찬모임만 3백62건이
있었다.

하루 평균 2건의 모임이 있었던 셈.

그러나 이건 호텔의 룸을 빌려서 행사를 갖는 공식모임이고 통상 3~4명
단위로 이루어지는 비공식적인 조찬모임까지 감안할 땐 하루 평균 10여건은
된다는게 호텔 관계자의 귀띔이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