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은 한보철강의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2조원은 최소한 수익성을 보장받기
위한 가격이며 이를 놓고 채권단과 협상할 여지가 없다고 13일 밝혔다.

포철의 이같은 선언은 지난 5일 류시열 제일은행장이 한보철강을
자산인수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면서 "가격문제는 추후협상하면
된다"고 발언한데 대해 가격양보 불가능 입장을 분명히 한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보철강 인수를 둘러싼 포철과 채권단간의 협상이 앞으로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채권은행단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와관련, 포철은 한보철강의 자산을 2조원에 인수하더라도 B지구를
완공하는데 소요될 추가투자비 2조원을 감안하면 투자수익률은 6%수준에
불과해 국내 철강업계의 평균 경영자본 영업이익률인 7~9%에도 못미친다고
설명했다.

또 당진제철소의 주설비 준공과 항만 도로등 인프라의 준공시점이
불일치하는 데서 오는 낭비요인까지 고려하면 6%의 수익성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포철은 따라서 2조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한보철강을 인수할 경우 포철마저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실제로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는 최근
한보철강의 자산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이유만으로도 포철의 신용등급을
더블A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아웃룩으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포철은 자산인수가 아닌 주식인수로 한보철강은 인수하는
방안은 포철의 투자자들로부터 주식매수청구요청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포철은 채권단측이 2조원의 인수가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자산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채권단의 추가자금지원(진성어음결제자금
4천3백억원, B지구 추가투자비 5천1백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현재와
같이 경영관리자원을 계속해 줄수 있다고 밝혔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