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한은의 통화관리 강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우선 여신을 축소하라는 한은의 당부가 은행창구에 와닿고 있다.

한은은 특히 일부 은행관계자에게 앞으로 있을 통화관리에 협조를 부탁
하기도 했다.

평상적인 발언으로도 볼수 있지만 문제는 시장관계자들이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관계자들은 MMDA로 인해 M2 증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데 대해 그동안
상당한 불안감을 느껴오던 터였다.

한은이 아무리 M2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M2 증가율이 20%를 넘어설
경우에도 한은이 손놓고 가만히 있겠느냐는 전망들이 팽배해 있다.

실제 M2 증가율은 한은의 연간관리 목표치를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추석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추석즈음에 통화를 방출할 수 밖에 없는 한은 입장에서 미리 통화수위를
단속할 필요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추석자금수요는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불안심리는 시장참여자들 사이에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도 "평소와 다를바 없이 정상적으로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는데
시장에서 좀체 믿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서둘러 자금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시중자금
사정을 압박, 장단기금리를 가파르게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한은이 시장불안심리를 잠재울 뾰족한 대책을 갖고 있지
않는 상황이어서 금리 상승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