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이 자구노력을 통해 계열사 5개의 "자동차 전문 소그룹"으로
거듭난다면 재계 순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현재 재계 8위인 기아의 지난해 자산규모는 14조 2천억여원.

30일 채권은행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에 따라 아시아자동차 광주부지,
여의도 본사사옥등 부동산 매각과 계열사 분리를 통해 5조 7천억여원을
줄이게 되면 8조5천억의 자산이 남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대대적인 자산 감축에도 불구하고 재계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재계 9위인 한화그룹(10조9천억)과 10위인 롯데그룹(7조7천억원)의 중간에
끼이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아의 자산감축에 따른 재계 판도 변화는 8위 기아와 9위 한화가
자리를 맞바꿈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내년에는 상당한 판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아가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고 자구노력을 하는 사이에 다른 기업들은
부지런히 덩치를 키워갈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계열사를 현재 28개에서 5개로 줄이게 될 경우 매출액은 지난해
12조2천억원에서 10조8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