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라거가 뉴OB라거로 바뀌었다.

그래서 광고도 달라졌다.

모델은 그대로다.

제품이 바뀌고 광고내용이 달라지면 모델도 바뀌는게 보통이다.

그래서 광고모델들은 제품이 달라진다는 소식이 들리면 "이제 그
모델노릇도 끝났군"하고 한숨을 쉬게 마련이다.

바로 이런 현실을 광고소재로 활용한 이 광고는 한마디로 재미있고
웃긴다.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해변백사장. 박중훈과 최종원이 비치의자에
느긋하게 누워있다.

박중훈이 말한다.

"형, 라거가 달라졌대요"

아무 생각없이 듣고 있던 최종원이 갑자기 깜짝 놀라 묻는다.

"그럼 모델도 바뀌겠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박중훈, "에이 그럴리가, 라거 (광고)가 잘
나가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두사람은 걱정이 돼 울상이다.

이때 감독의 목소리가 저멀리서 들려온다.

"모델은 그냥 갑시다"

두사람은 크게 기뻐하며 OB라거를 한음절 한음절 애교있는 목소리로
번갈아가며 외친다"

랄라라춤 신드롬을 일으키며 광고계를 강타한 랄라라시리즈에 이은
이 광고는 "라거가 달라졌다"는 뉴스를 "모델은 그냥 간다"는 말로
뒤엎으면서 오히려 "라거가 새로워졌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이전의 라거광고에서는 없던 제품자체에 대한 선전도 담고 있다.

컴퓨터작업을 통해 술잔과 라거거품을 회오리치는 영상으로 처리,
라거가 회오리바람처럼 시원한 맥주라는 제품특성을 강조했다.

오리콤이 만든 이 광고에는 재미를 더해주는 양념거리가 하나있다.

주연 모델 뒤쪽에서 랄라라춤을 신나게 추다가 기진맥진, 양손으로
두 무릎을 잡고 헉헉거리는 한 정신나간(?) 남자.

이 남자는 광고제작진의 조감독 박혁진씨.

그는 이 광고를 찍느라 4시간동안이나 랄라라춤을 췄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