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기술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현재 개발
중인 미국방식과 함께 일본방식도 동시에 개발키로 했다.

정보통신부는 차세대이동통신에 관한 기반기술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국제적
인 표준제정에 국내기술을 보다 많이 반영하기 위해 2가지 방식의 기술을 모
두 개발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정통부는 이에따라 올해초 전자통신연구원과 93개 민간기업이 참여해 시작
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의 차세대이동통신 기반기술연구사업을 수정,
참여기업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눠 경쟁개발체제로 개편키로 했다.

이경우 참여기업을 희망에 따라 미국식과 일본식 연구팀으로 나눠 개발하되
국가표준은 오는 99년 확정되는 국제표준에 따라 하나만 정하게된다.

차세대이동통신은 무선으로 동화상을 주고받을수 있는 멀티미디어서비스가
가능하고 세계 어디서든지 하나의 단말기로 통신할수 있는 "꿈의 통신".

국제표준화는 미국의 퀄컴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모토로라 노텔등의 4자연합
을 주축으로 추진되는 미국방식과 일본의 NTT도코모가 주도하는 일본방식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유럽기업들은 미국쪽보다는 일본과의 협력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

정부가 이처럼 미.일 2가지 기술방식 모두를 개발키로 한 것은 차세대이동
통신시스템 수출과 외국과의 기술도입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표준제정 이전단계부터 기술개발에 참여함으로써 국제표준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더라도 독자적으로 선진국과 같은 시기에 시스템을 상용화해 수출할수
있으며 외국 선진업체와 상호기술제공 방식으로 요소기술을 저렴하게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CDMA방식의 이동전화를 상용화하는등 이분야에
서 앞서가자 미국업체들이 차세대이동통신 기술개발 컨소시엄에 국내기업의
참여를 배제하는등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나서 비미국식 기술을 대안으로 확
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통부는 우리나라가 CDMA방식의 이동전화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경험을
갖고 있고 SK텔레콤이 일본의 NTT도코모와의 협력이 상당히 진척돼 있어 미
국식과 일본식을 동시에 개발할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정건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