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 채권은행단은 이달말까지 기아그룹에게 1천6백억원의 자금을
긴급지원키로 했다.

채권은행단은 그러나 기아그룹에 대해 현경영진의 퇴진을 포함해 상당히
강경한 수준의 경영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산업 수출입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신한 보람 등 10개
채권은행장들은 22일 오전 긴급회의를 갖고 오는 30일 채권단회의 이전에
부동산 추가담보를 전제로 1천6백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지원내용은 1억7천만달러규모의 D/A(무신용장방식의 기한부 수출환어음)
매입자금과 협력업체의 외상매출채권분 1백억원 등이다.

채권은행단은 향후 추가지원 여부는 오는 30일 채권단회의에서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은행장들은 이날 긴급자금지원 결정과 별도로 부실경영책임을 물어 조만간
기아그룹 현경영진들에 대해 경영권 포기각서를 요구키로 의견을 모았다.

또 계열사 및 임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아자동차(4.87%) 및 아시아자동차
(28.88%)의 주식을 담보로 요구하는 한편 매각대상에 아시아자동차를
포함시키도록 요구키로 했다.

은행들의 이같은 방침은 현재의 경영체제 유지를 전제로 정상화에 나서고
있는 기아그룹의 입장과 정면으로 상충되는 것이어서 향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