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동의 국제시세가 한달사이에 10%이상 떨어지는 등 최근들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의 3개월물 전기동가격은 지난주말 t당
2천3백26달러로 올들어 최고치였던 지난 6월6일의 2천6백18달러에 비해 무려
2백92달러(11.2%)나 폭락했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한때 2천2백26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기동가격은 올해 2천1백달러대에서 출발, 다소의 등락은 있었지만
지난달 초까지 꾸준히 상승했었다.

안정적 상승세를 나타내던 국제 전기동값이 이처럼 급락세로 반전된 것은
그동안 매입에 가담, 가격을 지지했던 미국과 유럽의 대형펀드들이 매도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선물의 장영한 딜러는 "여름철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매매
차익을 노린 펀드들의 대량매도가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1~2개월간 단기폭락에 따른 반발로 조정회복장세가
펼쳐지겠지만 기본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어서 전기동값은
2천2백~2천5백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후 장세는 9월이 지나봐야 전망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동양선물의 백승현 딜러도 "수급구조나 큰손들의 매매동향으로 보아
전기동은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2천2백달러선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9월이 지나야 회복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국제시세의 급락은 국내 전기동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최대 전기동 공급업체인 LG금속의 한 관계자는 "국내판매가격 결정
구조상 최근의 국제가하락이 아직 국내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국제가
하락추세로 볼때 이달말 확정되는 7월 판매가는 전달에 비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국제시세의 변동폭이 워낙 커서 지금 국내가의 하락폭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동의 국내가격은 올들어 매달 2만~9만원씩 올랐으며 6월 출고가격은
t당 2백55만3천원이었다.

전기동 내수가격은 매달말 그 달의 국제가격동향을 반영해 결정되며
전기동은 전달가격으로 일단 거래한뒤 추후 그달 가격이 결정되면 정산한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