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여신 기준 49대 그룹들이 지난해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여신 2천5백억원 이상으로 주거래은행제
적용대상인 51개 기업집단중 한보와 건영을 제외한 49개 그룹의 경영을
분석한 결과 96년말 현재 총자산은 3백71조1백65억원으로 전년말의
3백2조2천7백11억원보다 22.7% 증가했다.

이중 부채 규모는 2백96조3천8백92억원으로 전년말보다 61조2천6백35억원이
증가한 반면 자기자본은 67조1천4백54억원에서 74조6천2백73억원으로
7조4천8백19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비율은 22.2%에서 20.1%로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기업의 단기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도 89.1%에
그쳐 전년말보다 5.3%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은 3백78조9천4백16억원으로 20.1%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6조1천1백58억원에서 5백77억원으로 무려 99.1%나 감소했다.

이들 그룹의 수익성을 보면 경상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액경상이익률
은 0.2%를 기록, 전년의 2.5%보다 2.3%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대기업들이 95년 1천원 어치를 팔아 25원의 이익을 남겼으나 96년엔
같은 금액만큼 팔아 불과 2원밖에 벌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6일자).